방글라데시 반정부 시위 배후가 미국이라는 주장은 조잡한 음모론

8월 5일 방글라데시 총리 셰이크 하시나가 사퇴하고 헬리콥터를 타고 인도로 도망가면서, 수많은 방글라데시 민중이 기뻐했다. 그런데 하시나는 자신을 쫓아낸 시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이렇게 밝혔다. “내가 [벵골만의 방글라데시 섬인] 세인트 마틴 섬과 벵골만을 미국에 넘겼다면 권좌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세인트 마틴 섬을 미국 공군 기지로 넘기지 않자 미국이 배후에서 자신의 축출을 추진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하시나의 ‘미국 배후론’은 음모론일 뿐이다. 거리로 쏟아진 그 수많은 민중은 미국 대사관이나 정보기관의 지령에 따라 움직인 것이 아니라, 그간 누적된 불만을 스스로 터뜨린 것이었다. 지난 20년간 방글라데시 경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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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 울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였고 새롭게 참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침에 읽는〈노동자 연대〉 구독 정기구독 후원 다양한 온라인 채널 스마트폰 앱 종이 신문 구입처 〈노동자 연대〉 514호 입력 2024-08-12 10:34 김진석 8월 11일 일요일 오후 3시, 무더위 속에도 울산 성남동 뉴코아아울렛 앞에서 제14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이 성공적으로 열렸다. 8개월 동안 울산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집회와 행진이 열리고 있다. 이날도 참가자 50여 명이 활력 있게 행진했다. 행진 중에 새로 합류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가자가 점점 늘어났다. 인도네시아인, 요르단인, 이집트인, 소말리아인, 카자흐스탄인, 한국인 등 다양한 참가자가 모였다. 유학생들의 참가도 늘었다.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이 여러 명 참가했다. 어린 자녀와 함께한 유학생도 있었다. 본국에서 돌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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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독재자를 퇴진시켰지만 핵심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방글라데시 학생 시위대가 커다란 승리를 거뒀다. 총리 셰이크 하시나가 5일 월요일에 사퇴하고 헬리콥터를 타고 인도로 도망간 것이다. 통행금지령을 무시하고 거리에서 군경과의 유혈 전투를 준비 중이던 수만 명은 총리 퇴진 소식을 아주 기쁘게 맞이했다. 경찰과 병사들은 가장 최근 학살이 자행된 4일 일요일 전에도 학생 시위대 수백 명을 살해했고, 4일에는 사망자가 100명 더 늘었다. 그런 만큼 총리가 달아났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우렁차게 환호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시위 참가자 타우피쿠르 라만은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학생들의 승리이자 민중의 승리입니다. 한참 만에 독재 정권에서 벗어나서 행복합니다.” “분노를 억누르는 것이 일시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결국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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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노조 파업을 돌아보며: 노동자들이 저력을 발휘했지만 연대 부족으로 아쉽게 마무리되다

전국삼성전자노조 지도부는 파업 25일째인 8월 1일 저녁에 파업 종료를 선언하고, 조합원들에게 5일까지 업무에 복귀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7월 29~31일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 수용을 끝내 거절했다. 손우목 삼성전자노조 위원장은 “노조가 손에 쥔 것은 없”이 파업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경제 전망도 불투명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이자 ‘무노조 경영’을 일삼아 온 삼성전자에서 창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것이다. 동시에 전 세계 반도체 기업 중에서 처음 벌어진 파업이었다. 또한 삼성전자 파업은 고물가·고금리 등 생계비 고통에 맞서 국제적으로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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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본 입장 해설 11: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하는 이유

우리의 기본 입장 해설 목차 보기 ↓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말하는 국제주의는 무엇인가? 국제주의는 그저 다른 나라 사람들과 느끼는 따뜻하고 막연한 유대감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국제주의는 자본주의에 맞서야 하는 이유다. 대기업들은 국경을 넘나들고 여러 대륙에 걸쳐 생산을 조직한다. 자본주의 세계 체제는 전 세계에서 착취를 하고 이윤을 뽑아낸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억압받는 민족의 자결권을 옹호한다. 그러나 노동계급의 숙적인 제국주의와 식민 지배에 맞선 투쟁의 일부로서 그렇게 한다. 각국 지배계급은 계급 적대를 흐리기 위해 “국익”이라는 신화를 퍼뜨린다. 그렇게 해서 자국 노동자들을 동원하고, 같은 노동자들을 서로 싸우게 만든다. 그런데 개혁주의자들 또한 국익 논리를 수용하고 때로는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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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동자들 임금 인상 요구, 노조 인정 요구: 조합원들은 재파업으로 사용자를 압박하고 싶어 한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임금 인상, 성과급 개선, 휴가 확대 약속 이행, 노동 존중 등을 요구하며 오늘(7월 8일)부터 사흘간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첫날 오전 11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는 파업 집회가 열렸다. 호우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지는데도 조합원 5000명가량이 집결했다. 2030 청년 조합원들이 대열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노동자들의 기세는 드높았고 집회 내내 쩌렁쩌렁한 투쟁 구호가 화성사업장 앞 도로를 뒤덮었다. 사용자 측의 방해와 회유를 뚫고 한자리에 모인 노동자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감격했다. 오랫동안 노조를 불온하게 여겨 온 삼성에서, 노동자들이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는 자긍심이 흠뻑 느껴졌다. 파업 돌입 전부터 파업 참가자 수가 얼마 안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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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유대인 혐오”라고 비방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 미국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당신은 우리 편 아니다”

미국에서 좌파 하원의원으로 명성이 높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또 비방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활동가와 지지자들의 커다란 반발을 사고 있다. 6월 10일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유대인공보위원회(JCPA)‘가 주최한 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했다. JCPA는 이스라엘이 인종분리주의 국가라는 규정이나 ‘보이콧, 투자 철회, 제재(BDS)’ 운동을 “유대인 혐오적”이라고 비방해 온 친(親)이스라엘 단체다. 그 자리에서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유대인을 혐오하는 증오 시위는 진보적 가치를 훼손한다”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중상했다. 뒤이어 6월 22일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인종 학살 공범인 바이든을 공식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또 다른 대표적 진보파 의원 버니 샌더스도 그 집회를 공동 주최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이런 행보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의 재선 가능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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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파시스트 승리: 선거와 거리 모두에서 파시즘을 패퇴시켜야 한다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 결과에 대응해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또, 투표 결과는 위기 시기에 어떻게 파시스트가 득세할 수 있는지를 전 세계에 보여 준 엄중한 경고이다. 개표가 거의 끝난 7월 1일 현재, 파시스트 정당인 국민연합(RN)이 33퍼센트, 좌파 선거연합인 신인민전선이 29퍼센트를 득표했다. 신자유주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의 선거연합은 고작 20퍼센트를 득표하는 굴욕을 맛봤다. 프랑스 총선 방식 7월 7일 결선 투표가 치러질 것이다.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가려지려면 등록 유권자 중 최소 25퍼센트가 투표하고 한 후보가 그중 과반을 득표해야 한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니 당선자 577명 중 압도 다수가 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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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 팔레스타인 연대 전국 집중 행동: 2000여 명의 시위대가 투지와 연대의 희망을 보여 주다

6월 23일 일요일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전국 집중 행동의 날이 열렸다. 2000여 명이 참가해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날 집회에는 종교, 민족, 인종, 언어를 불문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현장 영상 보기) 그런 다양한 참가자들을 위해 이날 집회에는 한국어·영어·아랍어·벵골어·인도네시아어 다섯 언어의 통역이 제공됐다. 집회 사회를 맡은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는 연단에서 자랑스럽게 외쳤다. “오늘 이곳에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 울산, 대구, 인천, 수원, 원주, 춘천, 연천, 파주, 안산에서 오신 여러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온 지역이 언급될 때마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깃발과 손팻말을 흔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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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다수 사망한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 이윤에 눈멀어 노동자 안전 내팽개친 정부와 기업주 책임

6월 24일 경기도 화성의 리튬 배터리 제조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로 2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났다. 그중 18명이 외국 국적의 이주노동자였고, 귀화한 한 명을 포함해 다섯 명은 한국 국적의 노동자들이었다. 단일 사건으로 가장 많은 이주민이 사망한 것이다.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 이번 참사는 아리셀 공장 3동 2층의 배터리 제조 작업장에 쌓여 있던 배터리들이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급격한 연쇄 폭발과 유독가스 분출이 이어졌고, 불과 40여 초 만에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아직 배터리 폭발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발화 당시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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