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집시법을 위반했다며 한국인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가 3인(최영준·김지윤·최미선 씨)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18일에 열린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기자회견을 문제 삼았다. 그 전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아흘리 침례병원을 폭격해 500명을 넘게 살해하자,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긴급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알아흘리 침례병원 폭격 소식이 전해지자, 이라크·요르단·레바논·튀르키예·튀니지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분출했다.
한국에서도 팔레스타인인, 이집트인 등 아랍인들과 한국인들이 함께 이스라엘의 병원 폭격과 이스라엘의 학살을 지원하는 미국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런데 종로경찰서는 당일 기자회견에 대해 미신고 집회라며, 6개월이나 지난 일로 주최측인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소집권자 최영준 씨와 기자회견 사회자 김지윤 씨에게 집시법 위반 혐의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20일 이태원역 앞에서 있었던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의 소음 기준 초과를 근거로, 용산경찰서가 최미선 노동자연대 활동가에게도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이는 6개월째 굳건히 지속되며 지지를 받는 국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대한 공격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벌어지면서 한국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급격히 높아져 왔다. 서방 제국주의와 보조를 맞춰 온 윤석열 정부로선 이런 대중 정서가 거북할 테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연대를 표현하고 확대하려 애써 온 것이 눈엣가시로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경찰의 이런 공격은 총선을 의식해 지난 몇 개월간 우익적·권위주의적 행태를 자제해 온 윤석열 정부가 공격을 재개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윤석열의 공격에 맞선 효과적인 저항은 계속해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지속·강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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