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im Ji-Tea
일란 파페의 <팔레스타인 비극사>를 읽었다. 이 책은 1948년 시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인 80만 명을 추방한 ‘나크바'(대재앙)를 다룬다. 그동안 나크바에 대해서 책으로 읽고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지만, 이 책에서 묘사하는 그 자세한 모습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흔히 알려져 있는 나크바의 대표적인 비극 ‘데이르 야신’ 학살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었다. 시온주의 민병대는 곳곳에서 마을 주민들을 학살하고 강간하고 약탈했다. 이런 대대적인 추방과 학살은 다비드 벤구리온이 주도한 시온주의 지도부가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지도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팔레스타인인들은 저항했다. 추방됐던 사람들은 끈질기게 자기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시온주의자들은 그들이 돌아오지 못하게 마을들을 철저히 파괴하고 재산을 강탈했다. 지금 그 마을들의 상당수가 땅에 묻혀 공원이 되거나 일부 건물은 관광지가 됐다. 역사학자인 일란 파페는 이것이 역사 왜곡의 생생한 현장이라고 폭로한다.
심지어 일부 마을은 시온주의자들에 맞서 용감하게 저항했고, 그 중 일부는 놀랍게도 살아 남았다.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이 건국했어도 인구의 20퍼센트는 기존에 살던 팔레스타인인들이었다.
저자는 아랍 정권들도 비판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이 기댈 수밖에 없었던 아랍 국가들은 대체로 소극적으로 행동했다. 특히 당시 아랍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갖고 있던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은 시온주의자들과 뒷거래를 해서 서안지구를 장악했다.
이스라엘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이스라엘의 내부 정치가 시온주의라는 인종차별주의에 얼마나 뿌리 깊게 기초해 있는지도 생생히 묘사한다. 이스라엘의 평화주의자나 노동당, 공산당 같은 좌파들 모두 우익과 때때로 대립했지만, 본질적으로 팔레스타인 점령을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논쟁일 뿐이었다는 것을 여러 경험을 통해 보여준다.
그래서 저자의 통찰은 이스라엘의 학살극이 벌어지는 지금 더욱 곱씹어봐야 한다.
“이스라엘의 문제는 그들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이 결코 아니다. – 유대교는 여러 얼굴을 갖고 있으며, 그중 많은 얼굴이 평화와 공존을 위한 굳건한 토대를 제공한다. 문제는 종족적 시온주의의 성격이다. 시온주의에는 유대교가 제공하는 것과 같은 다원주의의 여지가 없다. 특히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여지가 없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절대 시온주의 국가와 장소의 일부가 될 수 없으며, 계속 싸울 것이다.”
#freepalestine #팔레스타인_해방